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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잇단 해적 출몰’ 왜?

등록 2007-10-31 19:24수정 2007-10-31 22:46

소말리아 해안 항해 위험지역
소말리아 해안 항해 위험지역
과도정부-반군 내전속 ‘정치 공백’
지역군벌 결탁한 5개 해적 활개
미국 업은 ‘허수아비’ 정부 불만 키워
정치요구 내세워 선박납치 일삼기도

최근 한국과 북한 선박들이 잇따라 납치된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해역은 아시아의 말라카해협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해로로 알려져 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들이 설치게 된 배경에는 소말리아 내부의 정치적 갈등과 오랜 내전, 경제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해사국(IMB)은 소말리아 해역에서 올해 들어 9월까지 모두 26건의 선박 납치 사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8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고 최근 밝혔다. 해사국은 해적들이 선단을 이뤄 외국 선박을 납치하는 등 “아무런 거리낌 없이” 활동하고 있다며, 외국군의 정찰권 행사와 같은 대책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해적 출몰이 단순히 돈을 노린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좀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냐 비정부기구인 ‘항해자 지원 프로그램’의 앤드루 므왕구라는 해적들의 활동 배경에는 경제적 이유 못지않게 정치적 불만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일 <한겨레> 통화에서 “해적들은 약 5개 단체 소속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지역 군벌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 정치적인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활동 자금을 마련하고 소말리아 내전 세력들의 대화와 같은 정치적 요구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외국 선박 납치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현 소말리아 사태는 미국과 에티오피아가 지지하는 소말리아 과도연방정부(TFG)가 지난해 말 수도 모가디슈 등 남부 지역을 장악한 이슬람법정연대(UIC)를 축출하면서 본격화했다. 이슬람법정연대는 이슬람 율법 통치를 주장하는 근본주의 세력으로, 미국은 이들이 알카에다와 연결된 테러집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쪽에선 이슬람법정연대가 지난해 6개월 동안 모가디슈를 통치하며 16년간 이어진 무정부 상태를 종식시키는 통치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반면 2004년 세워진 과도연방정부는 지난해까지 중부 지역만 장악한 ‘허수아비 정부’에 가까웠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과도정부는 에티오피아 파병의 도움으로 세를 넓히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외국의 내정간섭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슬람법정연대가 다른 반군 세력들과 손잡고 ‘소말리아해방을 위한 동맹’(ALS)을 조직해 게릴라전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소말리아 언론인 이스마일 아메드는 “과도정부가 이슬람 세력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외국군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사태는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뿌리깊은 부족 갈등에 외세의 개입이 겹쳐 소말리아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다로드 부족 출신들로 내각을 구성해, 소말리아 최대 부족인 하이웨족이 반군 연합에 가담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의 안보전문 사이트 <글로벌 테러리즘 어낼리시스>는 “최근 과도정부 내부마저 갈기갈기 찢어지며 서구의 지원이 끊길 위기에 봉착했다”며 “소말리아 상황이 개선될 희망은 요원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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