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농장’ 체질개선 젊은층 참여 늘어
바깥 사회와 달리 ‘테러·공격’도 없어
바깥 사회와 달리 ‘테러·공격’도 없어
“이곳에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바깥에서와 같은 종류의 경쟁은 없어요.”
2년 전부터 이스라엘 서갈릴리 지방의 야수르 키부츠에 사는 보아즈 바롤(38)은 키부츠의 삶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한때 공용시설이었던 수영장을 임대받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4년동안 이곳으로 이주해온 젊은이 60여명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이곳 키부츠의 인구는 절반 가량 증가했다. 이스라엘 남부의 네그바 키부츠에선 하루 80여명이 새로 들어오기도 했다. 그밖에 많은 키부츠들이 대기자 명단을 갖고 있을 정도다. 쇠퇴하던 키부츠가 최근 들어 이렇게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27일 보도했다.
이런 변화는 키부츠의 체질 개선에서 비롯했다. 대부분의 키부츠는 사유화를 인정하는 등 기존의 사회주의적 색채를 어느 정도 덜어냈다. 공동 육아·식사 등의 전통은 민영 식당·세탁소나 주택의 소유·매매 등으로 대체됐다. 키부츠 관계자들은 이를 ‘새로운 키부츠’로 묘사한다.
새로운 키부츠는 공동체를 강조하면서도, 집단적 책임과 개인적 자유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수입을 똑같이 분배하던 과거 방식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성과급을 인정해, 능력과 실적에 따라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높은 소득을 얻으면 그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키부츠에서 자체 부과하는 세금은 키부츠 안에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자연 속에 자리잡은 키부츠의 또다른 매력은 안전이다. 이스라엘 도심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자살폭탄 테러 공격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공동 책임으로 운영되는 육아·교육의 혜택을 받으면서, 도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삶을 누릴 수도 있다.
키부츠는 자발적 공동소유를 앞세워 등장한 집단농장 조직으로 이스라엘 건국에 큰 기여를 했으나, 사회주의 쇠퇴와 함께 80년대 후반부터 쇠락하기 시작했다. 경영난으로 한때 257개 집단농장 가운데 절반 가량이 파산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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