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탈레반간 '직접접촉'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3일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그동안 해오던 강성 발언을 자제하고 언론 노출 빈도도 줄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외신 보도에 인용된 아마디의 발언 내용은 주로 한국과의 협상 장소 물색, 인질의 건강, 전날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있었던 공습 등에 관한 것이었고 구체적인 한국인 인질 살해 위협은 없었다.
기껏해야 교도통신에 "만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질을 석방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발언을 한 정도다.
납치사건 발생 초기 '초강경발언'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던데 비하면 3일 하루동안은 '평온이 유지됐다'는 촌평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접촉 장소에 대한 그의 발언에는 여전히 일관성이 없었다.
아마디는 이날 '어디든 만날 용의가 있다. 유엔이 신변안전을 보장해달라'는 내용과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장소가 아니면 접촉할 수 없다'는 두가지 상반된 내용을 외신을 통해 전달했다. 두 외신보도의 시간차는 대략 3시간반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루 종일 아마디가 강성발언을 자제했던 점과 불과 수시간만에 협상장소에 대한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꾼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탈레반 내부의 기류가 전반적으로 유연한 쪽으로 바뀌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마디의 동향을 통해 분석한 내용들이 맞다고 한다면 탈레반 내부의 동향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으며 그 흐름이 추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한국과 탈레반간 접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요일에 예배와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아마디가 의식적으로 대외 발언을 자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금요일에 예배와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아마디가 의식적으로 대외 발언을 자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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