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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가족들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다” 심정 토로

등록 2007-08-03 20:17

피랍자 가족들은 3일 분당타운 사무실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갖고 "지난 보름여동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다"며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아프간 방문을 요청하기 위해 외교부에 다녀온 가족들은 "벌써 20일이 다 돼 가는데도 별다른 진전도 없고...답답하고 힘들다"며 "그래서 우리라도 힘을 모아 현지에 가기라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그러나 "외교부와 수차례 이야기해보니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며 "하지만 아이들만 빨리 볼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특히 보름여동안 억류돼있는 가족들의 건강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척추질환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프간으로 떠난 김지나(32)씨의 오빠 지웅(35)씨는 "동생이 많이 아픈 상태에서 갔기 때문에 인질 건강에 관련된 보도가 나올 때마다 걱정이 크다"며 "지속적인 진통제 치료가 필요한데 약을 충분히 가지고 가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나가 워낙 맡은 일에 책임감도 강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려는 성격이라 몸이 아픈데도 아프간으로 떠나는 것을 말리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후회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안혜진(31.여)씨 어머니 양숙자(58)씨는 "혜진이가 몸이 워낙 약한 편이라 건강 관련 보도만 나오면 가슴이 철렁철렁한다"며 "그 험한 환경에서...제대로 음식도 못 먹고 하면..."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들은 또 오랫동안 피랍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들도 버티기 힘든 지경"이라고 전했다.


피랍 첫날부터 밤샘을 계속하던 이영경씨 아버지 양진씨가 며칠 전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것을 비롯해 피랍자 가족들 중 상당수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영경(22.여)씨 어머니 김은주(52)씨는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같다"며 "하나씩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다"고 가족들의 고통을 전했다.

가족들은 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시민단체 등의 반미 시위 움직임 등에 대해 "미 대사관을 찾기 전에도 가족들이 많이 논의했는데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걱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밖에 가족들은 "정부측으로 부터 따로 현 상황을 전해듣는 것이 아니라 언론 보도를 통해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어떨 땐 막막하기도 하다"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날 가족들은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가족모임 대기실에서 처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름 이상 계속되고 있는 피랍 상황에 퀭한 눈과 초췌한 얼굴 등 지친 기색이 역력한 10여명의 가족들은 30㎡ 남짓한 대기실에서 텔레비전을 향해 둘러앉아 보도를 주시하고 있었다.

또 일부 가족들은 노트북을 연결, 인터넷 검색을 통해 피랍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고 일부는 피랍된 가족이 남겨두고 간 사진과 소지품을 손에 꼭 쥐고 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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