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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여성 2명 건강악화’…탈레반, 의약품 안받나 못받나

등록 2007-08-03 18:03

고도의 심리전.단순 지연 등 추측 분분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 가운데 2명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약품 전달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탈레반 측은 연합뉴스를 비롯한 각 언론과의 접촉에서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병세가 위중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정부는 관련 사실 확인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피랍자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의약품 전달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1차로 아프간에 주둔 중인 동의.다산부대에서 조달한 의약품을 이미 탈레반 무장단체 측에 전달한 상태며 2차로 피랍자 가족들이 마련한 의약품도 가즈니 주정부에 넘겨놓은 상태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3일 "첫번째 의약품이 납치된 분들에게 나눠졌는지 확인이 안되고 있고 가족들이 보낸 의약품의 경우 가즈니 주정부가 중개인을 통해 전달을 계속 시도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미뤄 탈레반 측이 '위독하다'고 주장하는 여성 인질 2명은 물론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다른 인질들에게도 한국 정부와 가족이 마련한 의약품이 아직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질들에게 의약품이 전달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미 2명의 인질을 살해한 탈레반으로서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인질들을 이용하고자 할 수도 있다.

즉 '건강 악화로 생명이 위태롭다'고 외부에 알리면서도 일부러 의약품을 받지 않거나 인질들에게 의약품을 건네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을 초조하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1명 인질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정부 등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얻거나 협상 상대방의 조급증을 일정 수준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납치 전에)이미 아픈 상태였다"는 탈레반 측의 설명에 따를 경우 여성 인질 2명은 지병에 따른 것인 만큼 한국의 가족들이 준비한 의약품을 전달받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탈레반 측이 그동안 얘기해온 '건강 악화' 주장 자체가 심리전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정신적 공황으로 21명 인질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기는 했겠지만 조속한 시일내에 보다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탈레반의 '부풀리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탈레반 측이 의약품을 전달받거나 인질들에게 지급할 의사는 있으나 그 과정이 원활치 못할 수도 있다.

아프간 주정부까지는 갔지만 이후 탈레반 측에 전달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으로, 협상 주체인 탈레반 측과 아프간 정부 간 불신이 이 같은 추측의 배경이다.

실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탈레반 측은 아프간 정부의 협상 태도를 맹렬한 비난하고 있으며 나아가 아프간 정부의 협상단 대표 중 일부가 사퇴함으로써 탈레반 측과의 통로 자체가 막힐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도 있다. 탈레반 측이 협상단과의 만남 자체를 거부, 전달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현재 인질들이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분산 억류돼 있는 만큼 실제 전달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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