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미국 워싱턴의 한 서점에 새로 출간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칸 대통령의 자서전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가 진열돼 있다. 워싱턴 /AFP 연합
무라샤프,자서전서 밝혀
“알카에다 용의자 369명 CIA에 넘겨 포상금 받아”
“알카에다 용의자 369명 CIA에 넘겨 포상금 받아”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1999년부터 북한에 20여기의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제공했다고 25일(현지시각)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발간한 자서전 <사선에서>에서 “미사일 전문가로 위장한 북한의 핵 전문가들이 파키스탄 칸 박사 연구실을 방문해 비밀 브리핑을 받았다”며 “칸은 북한에 거의 20기의 원심분리기를 넘겨주고 기술 지도도 해주었다”고 밝혔다.
칸 박사가 넘겨준 원심분리기는 1세대인 ‘P-1’보다 우라늄을 더 많이, 더 빨리 농축할 수 있는 개량형 ‘P-2’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칸 박사가 북한에 원심분리기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2004년 칸 박사의 국제 핵 밀거래망이 적발되면서 이미 알려졌으나, 구체적 수치나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은 지금 우라늄 핵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는 상태라, 이 문제는 북-미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라늄 프로그램으로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또 자서전에서 “알카에다 용의자 369명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넘기고 수백만달러의 포상금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가 (알카에다 추적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중앙정보국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포상금을 받았는지를 한번 물어보라”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은 외국 정부로부터 테러 혐의자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앙정보국 외에도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이런 식으로 외국에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보도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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