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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중동 테러기지’ 현실화

등록 2006-09-14 19:17

사우디 · 요르단 · 터키등 무장투쟁 번져올까 부심
“진짜 재앙이 되고 있다” 아난총장 주변국 우려 전해
이라크가 중동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하리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실패한 국가들이 테러리스트의 거점이 되리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라크는 이미 젊은 극단주의자들이 전투경험을 쌓는 최종 학교로 기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주간 중동지역을 순방하고 뉴욕으로 돌아온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기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내가 만난 대다수 중동 지도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그 이후 상황전개가 자신들에게 ‘진짜 재앙’이 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와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다.

이라크 주변의 국가들은 이미 이라크의 불안정이 자기 나라에까지 파급될까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4월 이라크와의 국경 900㎞에 전자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라크의 극단주의자들이 사우디로 넘어와 왕정 반대투쟁을 벌이거나 사우디의 소수 시아파를 부추길까 걱정한 것이다. 미국은 사우디의 계획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사우디 관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요르단 역시 수천명의 군과 경찰을 이라크 국경에 배치해 이슬람 무장세력이 요르단 쪽으로 넘어오는 걸 막고 있다. 이라크 구심력이 약해지면서 북부 쿠르드족이 독립 움직임을 보이자, 터키와 이란은 쿠르드족 제압을 위해 군사력 투입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이라크 불안정이 중동 전체의 불안정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2일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발생한 이슬람 무장세력의 미국대사관 공격은 불안정 확산의 단적인 예로 평가된다.

이라크 미군도 이런 상황을 의식해 주둔 목표를 바꾸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확립한다는 애초 목표보다는 이라크가 테러리스트의 수출기지로 변하는 걸 막는 데 더 큰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이라크 주둔미군 숫자가 14만5천명으로 개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미군의 대규모 장기 주둔이 중동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 자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의 많은 지도자들은 이라크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미군이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의 생각을 가진 지도자들도 있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군할 수도, 머물러 있을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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