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유엔요원·로마시대유적 ‘무차별폭격’에 이스라엘 비난 ‘섬뜩’
이스라엘의 레바논 무력침공 이후 어린 아이과 유엔 감시요원 등 민간인 사망이 늘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바알벡의 로마시대 신전 등 문화유적의 파괴 우려 보도가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국병사 납치에 대한 보복과 ‘헤즈볼라’ 소탕을 내걸었다지만, 주권국가를 무력침공한 것과 민간인과 유엔 감시요원에 대한 표적살해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이후 계속된 공습으로 25일까지 357명이 숨지고 125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7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칼리페 레바논 보건장관은 그동안 600여명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27일 발표했다.
유엔 요원 사망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이 성명을 내어 ‘명백히 고의적인 표적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유럽연합도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철저한 조사와 이스라엘의 해명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비교적 국제정치 뉴스를 주목하지 않았던 한국의 누리꾼들도 이번 레바논 침공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며 이스라엘을 맹비난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스라엘이야말로 “악의 축”이라며 “히틀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등의 극단적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부는 스타벅스를 비롯 유대인이 운영하거나 이스라엘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선택된 민족? 악의축?” “스타벅스 등 이스라엘 제품 불매운동 벌이자”
<미디어다음>의 ‘나라라다가’는 “이스라엘이 신의 나라가 아니라 악마의 나라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반문했고, ‘사랑결핍증’은 “이스라엘이 진정 악의 축”이라고 말했다. ‘바람과 라이온’은 “이스라엘과 유대인이 있는 한 지구의 평화는 없다”고, <네이버>의 ‘bluecan’는 “이스라엘의 만행을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분개했다.
심지어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옹호하는 극단적 주장도 등장했다. <네이버>의 ‘zirarjjang’도 “히틀러가 유대인을 모두 학살하려 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며 “지금의 결과를 봐라. 이스라엘은 중동내 악의 축”이라고 비꼬았다. 이러한 분노들이 모이면서 이스라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 상태다. <미디어다음>의 ‘은빛여우’가 “스타벅스를 비롯해 유대인이 사장이거나 이스라엘 제품을 아는 사람은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편에선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이스라엘 자작극’,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모의’ 등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병사 ‘납치’됐나? ‘체포’됐나? ‘음모론’ 등장 내용은 애초 자국 병사들이 이스라엘에서 헤즈볼라에 의해 ‘납치’됐다는 이스라엘의 발표가 거짓이며, 레바논에서 ‘체포’됐다는 게 핵심이다. 발단은 지난 25일 반전 웹사이트(www.antiwar.com)가 ‘이스라엘에서 납치됐나? 레바논에서 체포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주 전 납치 사건 발생 직후 많은 언론은 이스라엘 병사들이 남부 레바논 아이타 알 찹 마을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이스라엘이 공식발표 이후 일부 매체는 ‘이스라엘에서 납치됐다’로 보도를 정정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 사이트는 이에 대한 근거로 남부 레바논에서 병사들이 체포됐다고 보도한 AFP, AP, 힌두스탄타임스 등의 외신을 인용, 신빙성을 더했다. 특히 이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MSNBC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을 잡았다”고 보도했다고 강조한 점도 이 사이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다른 의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사전에 전쟁을 모의했다는 설이다. 이 의혹은 전직 국가안보국(NSA) 요원 웨인 메드슨에 의해 제기됐다. 그는 현재 자신의 홈페이지(waynemadsenreport.com)을 중심으로 보안 정보 등의 분야에 정통한 언론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웨인은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레바논 사태는 이스라엘과 미국 부시 행정부의 사전 모의에 의해 계획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전 총리가 지난 6월17∼18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미기업연구소(AEI) 콘퍼런스에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을 만난 사실에 주목하고, 이 자리에서 가자 지구와 레바논 침략 계획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 정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국은 오는 11월 있을 중간선거 ‘이벤트’에 대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 보수 여론을 결집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의 최대 피해자는? 현재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누리꾼의 분노와 반감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으로 인해 헤즈볼라 소탕과 정당성 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제사회와 전세계적인 ‘반 이스라엘’ 여론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이스라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동 내 이슬람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지는 반대로 약화될 수 있다. 중동 주민들의 민심이 반이스라엘쪽으로 기울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등 친미 이슬람 국가들의 이탈도 가시화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반전 시위가 잇달아 열리는 것도 이스라엘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공습으로 자국 출신 유엔 요원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여전히 이스라엘은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27일 각료회의에서 전장을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미국을 등에 업은 채 반전여론과 반이스라엘 분위기를 무시하며 레바논 침공을 감행한 이스라엘의 ‘전략’은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누리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심지어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옹호하는 극단적 주장도 등장했다. <네이버>의 ‘zirarjjang’도 “히틀러가 유대인을 모두 학살하려 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며 “지금의 결과를 봐라. 이스라엘은 중동내 악의 축”이라고 비꼬았다. 이러한 분노들이 모이면서 이스라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 상태다. <미디어다음>의 ‘은빛여우’가 “스타벅스를 비롯해 유대인이 사장이거나 이스라엘 제품을 아는 사람은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편에선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이스라엘 자작극’,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모의’ 등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병사 ‘납치’됐나? ‘체포’됐나? ‘음모론’ 등장 내용은 애초 자국 병사들이 이스라엘에서 헤즈볼라에 의해 ‘납치’됐다는 이스라엘의 발표가 거짓이며, 레바논에서 ‘체포’됐다는 게 핵심이다. 발단은 지난 25일 반전 웹사이트(www.antiwar.com)가 ‘이스라엘에서 납치됐나? 레바논에서 체포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주 전 납치 사건 발생 직후 많은 언론은 이스라엘 병사들이 남부 레바논 아이타 알 찹 마을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이스라엘이 공식발표 이후 일부 매체는 ‘이스라엘에서 납치됐다’로 보도를 정정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 사이트는 이에 대한 근거로 남부 레바논에서 병사들이 체포됐다고 보도한 AFP, AP, 힌두스탄타임스 등의 외신을 인용, 신빙성을 더했다. 특히 이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MSNBC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을 잡았다”고 보도했다고 강조한 점도 이 사이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다른 의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사전에 전쟁을 모의했다는 설이다. 이 의혹은 전직 국가안보국(NSA) 요원 웨인 메드슨에 의해 제기됐다. 그는 현재 자신의 홈페이지(waynemadsenreport.com)을 중심으로 보안 정보 등의 분야에 정통한 언론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웨인은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레바논 사태는 이스라엘과 미국 부시 행정부의 사전 모의에 의해 계획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전 총리가 지난 6월17∼18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미기업연구소(AEI) 콘퍼런스에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을 만난 사실에 주목하고, 이 자리에서 가자 지구와 레바논 침략 계획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 정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국은 오는 11월 있을 중간선거 ‘이벤트’에 대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 보수 여론을 결집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의 최대 피해자는? 현재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누리꾼의 분노와 반감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으로 인해 헤즈볼라 소탕과 정당성 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제사회와 전세계적인 ‘반 이스라엘’ 여론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이스라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동 내 이슬람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지는 반대로 약화될 수 있다. 중동 주민들의 민심이 반이스라엘쪽으로 기울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등 친미 이슬람 국가들의 이탈도 가시화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반전 시위가 잇달아 열리는 것도 이스라엘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공습으로 자국 출신 유엔 요원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여전히 이스라엘은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27일 각료회의에서 전장을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미국을 등에 업은 채 반전여론과 반이스라엘 분위기를 무시하며 레바논 침공을 감행한 이스라엘의 ‘전략’은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누리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