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3일 이란 정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이번 테러로 인한 동지들의 순교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며 “당국이 희생자의 고통을 덜고 부상자 치료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이 두차례 발생해 최소 8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탓이다. 이란 당국은 애초 사망자가 103명이라고 밝혔다가 95명으로, 다시 84명으로 정정했다. 이란 정부는 곧바로 다음날인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같은 날 로이터 통신 등은 라이시 대통령이 4일로 계획했던 튀르키예 공식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 부수석은 “수많은 이란 시민을 희생시킨 케르만에서의 테러 공격으로 대통령이 튀르키예 방문을 취소했다”며 “방문은 다른 적절한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모든 공식 일정을 연기하고 폭발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라이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이란에 공동으로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자”고 요청했다. 이웃 국가인 이라크도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란 국민과 연대한다”며 “가해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이란과 라이벌 관계에 있다가 지난해 관계를 개선한 사우디아라비아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