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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유엔 안보리의 실패” 사우디·이란·튀르키예 등 이스라엘 성토

등록 2023-11-12 13:30수정 2023-11-12 13:53

11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와 아랍연맹(AL)의 합동 정상회담에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UPI 연합뉴스
11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와 아랍연맹(AL)의 합동 정상회담에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UPI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튀르키예 등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성토하고 당장 전투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11일(현지시각)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와 아랍리그(AL)의 합동 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저지르고 있는 범죄의 책임은 이스라엘 점령 당국에 있다”며 “즉각적인 휴전 없이는 가자 지구의 미래에 대해 어떤 대화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인도적 재앙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뻔뻔한 국제법 위반을 막지 못하는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실패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싸우고 있는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높이 평가한 뒤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 장관들이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피한 핵폭탄을 갖고 있다면 조사해 이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지금 가자지구에 필요한 건 몇 시간 사격을 중단하는 게 아니다. 항구적인 정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일시적인 전투 중단 합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밖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아무 조건 없이 즉시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으며,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국제사회가 언제까지 이스라엘을 국제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두고 볼 것이냐”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이들 정상은 이날 회의 뒤 공동성명을 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막을 결정적이고 구속력 있는 결의를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국제형사재판소(ICC)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저지르고 있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인 범죄에 대한 조사”에 나서 줄 것을, 또 미국 등을 겨냥해선 “이스라엘에 무기를 팔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번 전쟁은 중동의 전통적인 외교·안보 지형을 크게 흔들어 놓고 있다. 오랜 숙적이던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좀더 밀접해지는 계기가 됐고,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려던 계획을 당분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란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건 지난 3월 양국 외교관계 복원 이후 처음이며,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애초 이슬람협력기구 회의와 아랍연맹 회의는 11일과 12일 따로 이틀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자 지구의 “예외적인” 상황 때문에 합동 회의로 바꿨다고 사우디 외교당국이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참가국들 사이에 강·온 입장 차이도 드러났다. 이란과 알제리 등 몇몇 나라는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 단절, 이스라엘과 동맹국에 대한 석유 공급 중단 등을 주장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아무 압력 수단도 행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한 말은 아무 의미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과 2020년 외교 관계를 맺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스라엘과 외교 통로를 열어놓는 게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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