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한 대학이 여학생들에게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임신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가 비판이 이어지자 이틀 만에 철회했다.
11일(현지시각) <시엔엔>(CNN) 등에 따르면 우간다의 캄팔라국제대학교는 8일 공지를 통해 간호사와 조산사 시험을 치려는 여학생들은 임신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임신테스트를 받지 않으면 시험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학생에게만 임신테스트를 의무로 내세운 셈이다. 테스트에 드는 비용은 1.33달러 정도로, 테스트 비용 역시 여학생들이 자비로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아프리카 인구·건강 연구센터(APHRC)의 전무이사인 우간다의 전염병학자 캐서린 교부퉁기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공지를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완전히 차별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우간다의 여성변호사협회인 피다(FIDA)도 캄팔라국제대에 서한을 보내 “헌법은 사회에서 여성의 독특한 지위와 자연적인 모성의 기능을 고려해 여성과 여성의 권리에 대한 보호를 부여하고 있고,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남성과 똑같이 완전하고 동등한 존엄성을 부여한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인 암레프 헬스 아프리카의 기틴지 기타히 대표도 “임신이 시험과 무슨 상관이 있냐”며 “태아가 시험에서 부당한 혜택을 주기라도 하는가. 매우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반발이 이어지자 학교는 이틀 만인 10일 방침을 거둬들였다. 학교는 “앞서 낸 공지는 취소됐다”며 학생들에게 “시험 준비에 집중해 달라”고 밝혔다. 학교는 여성변호사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어떠한 학생도 임신테스트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시험을 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학교는 공지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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