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왼쪽)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부인 매켄지 스콧(오른쪽)의 이혼 전 함께 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 부인 매켄지 스콧(50)이 인종차별 철폐와 성평등, 기후변화 대처 활동을 펼치는 사회단체 등에 17억 달러(2조336억원)를 기부했다.
스콧은 28일(현지시각) 온라인 매체 <미디엄>을 통해 인종차별에 맞서는 법률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변호·교육기금과 오바마재단, 유럽기후재단 등 116개 단체에 기부금을 쾌척한 사실을 밝혔다. 인종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 가장 많은 5억8600만달러가, 경제 이동성 관련 비영리 단체에 3억9900만달러 등이 돌아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번 기부는 그가 지난해 5월 워런 버핏과 빌·멜린다 게이츠 부부의 자선단체 ‘기빙 플레지’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스콧은 “한 개인의 부는 집단적인 노력의 산물이며,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수많은 다른 이들에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구조에 따른 것이라는 데 한치의 의심도 없다”고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하며 “각 단체들이 기부금을 자신들의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콧은 1993년 베이조스와 결혼해 이듬해 함께 ‘아마존닷컴’을 창업했으나, 베이조스의 불륜설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이혼했다. 그는 이혼 때 재산 분할 합의를 통해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 중 4분의 1을 받았다. 이는 아마존 전체 지분의 4%(당시 기준 350억달러 가치)에 해당한다. 29일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인덱스’를 보면, 스콧은 순자산 593억 달러를 보유해 전 세계 부호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중에선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예즈(672억 달러·11위)에 이어 두번째 부자인 셈이다.
한편, 그는 이날 기부 사실과 함께 베이조스와의 이혼을 최종 마무리한 뒤 지난해 7월 자신의 성을 베이조스에서 부친의 성인 스콧으로 변경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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