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주말 또다시 대규모 유세에 나선다.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5만명을 넘어서 누적 확진자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유세가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는 5일(현지시각) 오는 11일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의 포츠머스 국제공항에서 다음 유세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 털사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유세를 재개한 뒤 두번째로 열리는 대규모 옥외 유세다. 트럼프 캠프의 호건 기들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집회에 참석해 미국을 기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율에서 크게 밀린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대규모 군중 행사를 강행하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대규모 군중 행사가 코로나19의 새로운 확산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 자제를 강력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조기에 경제활동을 재개했던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등의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에선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만5천여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누적 확진자 수 300만명(미 존스홉킨스대 집계 288만8586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독립기념일 전야인 지난 3일 미국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 4명(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대형 얼굴이 새겨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 마운틴을 찾아 7500명이 운집한 가운데 불꽃놀이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독립기념일 당일인 4일에는 백악관에서 대규모 군중을 두고 연설을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애리조나주의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한 국경 장벽 현장을 찾았다.
캠프 쪽에선 이번 뉴햄프셔주 유세는 야외에서 열린다면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손 세정제를 현장에 비치하고 모든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강력 권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털사 유세 때는 물론이고 최근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아 실제 지켜질 지는 미지수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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