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방송된 직원들과의 모임에서 “게시물이 폭력을 선동하고 투표할 권리를 빼앗는다고 인정되면 누구의 말이든 상관없이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앞으로 증오·폭력 선동 등이 담긴 게시물을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종갈등과 폭력성을 조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그대로 방치하다가 광고 보이콧 사태로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되자 백기를 든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방송된 직원들과의 모임에서 “게시물이 폭력을 선동하고 투표할 권리를 빼앗는다고 인정되면 누구의 말이든 상관없이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뉴스 가치는 있지만 보편적 인권 등과 관련한 정책을 위반한 게시물엔 경고 딱지를 붙이기 시작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위터가 지난달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 글을 ‘차단’한 것과는 달리 ‘표현의 자유’ 원칙을 내세워 삭제를 거부했다가 회사 안팎의 비판이 들끓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특히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광고 중단을 선언하며 페이스북을 압박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코카콜라가 “소셜미디어 어느 곳에도 인종차별을 위해 내줄 공간은 없다”며 페이스북을 비롯한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유료 광고를 최소 30일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펩시코 역시 7~8월 페이스북 게재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에 동참한 곳은 통신회사 버라이즌과 화장품업체 유니레버, 자동차제조업체 혼다,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노스페이스,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 등을 비롯해 1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보이콧의 영향으로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하루 만에 8.3% 하락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560억달러(약 67조2천억원)가 날아갔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여파로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한 저커버그의 자산도 72억달러가 증발해 823억달러로 줄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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