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식당업계 대표들과 회동한 뒤 말라리아 치료제로 알려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데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약품의 사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식당업계 대표들과 회동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런 ‘깜짝 발표’를 했다. 주치의가 먼저 복용을 권한 것은 아니지만 “(이 약에 대해)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를 들어” 자신이 복용을 원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틀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감염) 증상도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표 뒤 백악관은 대통령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은 “복용시 잠재적 이득이 그로 인한 위험보다 크다”는 주치의의 결론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114개 단어로 이뤄진 짧은 해명문을 내놨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전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알려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지난달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장려해온 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예방약으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의 한 연구진이 코로나19 확진자 180명을 대상으로 한 인체 임상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사망 확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심장박동 이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처방없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여전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상황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이 약의 효능을 입증할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로 내가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나는 괜찮은 듯 하다”며 “만약 약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면, 여러분에게 바로 말하겠다”고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무모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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