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소년 바비 딘이 탈수증과 복통,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으로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당시의 모습. 바비는 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입원 엿새 뒤인 지난 10일(현지시각)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로체스터/AP 연합뉴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고령자보다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어린이들에게서 이상 증세가 나타나자, 개학을 앞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주 보건당국이 102건의 어린이 괴질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들 중 71%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43%는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주가 지난 9일 어린이 73명에게 괴질이 나타나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한 이후, 비슷한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뉴저지 등 15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어린이 괴질 사례는 지난달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을 넘어 미국에서도 잇따라 확인된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4살 사망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100여명의 어린이가 관련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 빠르게 회복됐다고 전했다.
괴질을 앓는 어린이들은 고열과 발진, 붉은 눈, 붓기 등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지만 코로나19의 대표적 증상인 폐나 호흡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런던 임피리얼칼리지대 리즈 휘터커 박사는 “코로나19 정점 3~4주 뒤 새로운 현상의 정점이 보인다는 점에서 ‘감염 후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뒤 항체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반응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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