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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코로나19 위기 속 ‘쿠오모 리더십’ 눈길

등록 2020-03-25 18:34수정 2020-03-26 02:36

미국 내 최대 확산 거점 된 뉴욕주 이끌며
매일 ‘팩트’ 가득 찬 브리핑으로 신뢰감 줘

바이든 존재감 안 보여 ‘민주당 간판’ 부각
‘트럼프 대 쿠오모’ 구도에 백악관도 의식
트럼프 “쿠오모 불평만 한다” 비판하기도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24일 뉴욕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인공호흡기 3만개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지원 부족을 비판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24일 뉴욕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인공호흡기 3만개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지원 부족을 비판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누군가에게 불평하고 싶다면 나에게 하라.”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된 기자회견에서 주 전역의 비필수 사업장에 대해 100%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며 한 말이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위기상황 속에서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두고 찬반이 갈릴 수 있는 이런 결정을 두고 “이 결정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은 (나 외에) 다른 사람은 없다”며 확고한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그의 이런 발언은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 바이러스’란 말까지 써가며 ‘책임 전가’로 일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대조되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정계에서 조연급에 불과했던 쿠오모 주지사가 ‘코로나19 위기’ 시대에 민주당 내 ‘간판스타’로 부상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확진자 수가 사흘마다 2배씩 늘어나는 등 뉴욕주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거점이 된 최악의 상황에서, 쿠오모는 매일 ‘팩트’로 가득 찬 브리핑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분명한 지시를 내리며, 시민들에게 주 정부가 능숙하게 대처한다는 안도감을 안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엔 동생인 크리스 쿠오모가 진행하는 <시엔엔>(CNN)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 도중 형제끼리 투닥투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위기감에 짓눌린 미국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는 평가와 함께 호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매일 이뤄지는 그의 기자회견은 뉴욕주 4개 전 채널을 비롯해 <시엔엔>과 <엠에스엔비시>(MSNBC), <폭스 뉴스> 등 케이블티브이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등 ‘꼭 봐야 할’ 방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심지어 <에이비시>(ABC) 방송은 24일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정치 토크쇼 ‘더 뷰’ 출연 도중 방송을 중단하고 쿠오모의 기자회견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미 지난주부터 ‘#쿠오모 대통령’ ‘#바이든은 어디에’ 같은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등 바이든의 존재감을 압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트럼프 대 쿠오모’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트럼프도 이런 분위기를 단단히 의식하고 있는 듯 보인다. 백악관이 트럼프의 화상 타운홀미팅 형식의 <폭스 뉴스> 인터뷰 방송 시간을 쿠오모의 회견 이후로 잡은 것이 단적인 예다. 트럼프는 이날 쿠오모가 뉴욕주의 인공호흡기 3만개 부족을 호소하며 민간기업에 필요한 물자 생산을 명령할 수 있는 ‘국방물자생산법’을 신속하게 발동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주지사가 고마워할 줄 모르고 불평만 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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