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뉴욕시 브루클린 맨해튼 브리지 입구에 19일(현지시각)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임을 피하고, 혼잡을 줄이고, 손을 씻으라’고 적힌 전광판이 걸려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미국에서 네번째로 많은 인구(1945만명)가 몰려 있는데다, 이곳의 중심 도시로 세계 금융·경제·관광의 상징인 뉴욕시에서도 확진자 수가 급속히 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최소 5200명까지 불어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전날(3천여명)보다 2천명 넘게 급증했고, 주초인 16일(950명)에 비하면 사흘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망자 수도 29명에 이르러 뉴욕주는 이미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초기 ‘핫스팟’이었던 워싱턴주를 제치고 미국 내 최다 주로 올라섰다.
뉴욕시의 경우, 확진자 수가 전날(2009명)보다 갑절 가까이 증가한 3615명이 됐다. 특히 불과 이틀 전 157명이었던 브루클린의 확진자 수는 10배 가까이 증가해 1030명에 달했고, 맨해튼에서도 97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뉴욕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것은 일정 부분 검사 확대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최근 민간 연구소에서도 코로나19 검사가 허용되면서 검사 건수가 하루 몇백건 수준에서 7584건으로 확대된데다,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뉴로셸 등 3곳에 드라이브스루 검사소가 설치되면서 검진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사를 통해 확진자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19가 이미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고령자뿐만 아니라 젊은층도 코로나19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뉴욕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한 최소 500명(중환자실 환자 169명 포함) 가운데 절반가량이 18~49살이었다. 같은 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 내 초기 확진자 2449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입원 환자 중 거의 40%가 20~54살이었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 점을 지적하며 “전염병을 꺾기 위해선 신속하고 광범위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마스크와 장갑 등 필수 의료장비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조만간 신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몇주 안에 필수 의료장비가 바닥날 것이라며, 300만장의 N95 마스크와 5천만장의 수술용 마스크, 1만5천개의 인공호흡기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인공호흡기는 뉴욕주 전체 보유량이 고작 3000개에 그치고 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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