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무역전쟁 발발 18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휴전’으로 세계 경제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지렛대 삼아,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협력을 얻어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단히 존경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합의문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해 굉장히 도움이 돼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 모든 것이 매우, 매우 아름다운 체스 게임 혹은 포커 게임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명식 이후 이어진 중국 대표단과의 오찬에서도 “(서명식 행사장) 안에서 말했듯, 이건 세계 수준의 체스 경기나 포커 경기 같다”는 말을 반복하며 “우리는 협력할 것이다. 우리 (두)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세계의 이익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체스 게임이 뜻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발언이 1차 미-중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나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향후 합의 이행을 연계해 중국에 대북제재 공조 이탈 방지를 촉구하는 한편, 미-중 무역분쟁의 진정으로 외교적 여력이 생긴 중국에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역할을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16일 오전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전날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통화를 갖고 싱가포르 북미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미국의 협상 의지를 다시금 밝히며, 중국에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는 성명을 내놨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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