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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의 자백?…“솔레이마니 살해에 ‘임박한 위협’ 중요치 않아”

등록 2020-01-14 17:06수정 2020-01-15 02:33

법적 정당성 근거 ‘임박한 위협’ 실재 여부 논란에
트럼프, 증거 제시 않고 “끔찍한 과거” 문제 삼아

‘민주당 지도부 이란 편든다’ 몰아가며 정치 공세
‘히잡 쓴 펠로시’ 이미지 리트위트해 인종차별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미국 뉴올리언스주 루이지애나에서 열린 대학 미식축구 내셔널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전 관람에 앞서 국가를 부르고 있다. 루이지애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미국 뉴올리언스주 루이지애나에서 열린 대학 미식축구 내셔널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전 관람에 앞서 국가를 부르고 있다. 루이지애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솔레이마니에겐 끔찍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임박한 위협’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임박한 위협은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제거 작전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할 중대 가늠자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증거가 없었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비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짜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민주당 파트너들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에 의한 공격이 임박했던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나의 팀이 동의했는지 아닌지를 밝히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 두 가지에 대한 답은 ‘매우 그렇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0일 ‘이란이 미 대사관 4곳을 폭파시킬 계획을 하고 있었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는 대신, 외국의 친이란 대리세력을 내세워 미군을 공격한 ‘과거’를 문제 삼으며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의 정당성을 강변한 것이다.

이날 트위터 글에서도 드러나듯, 트럼프는 임박한 위협의 실재 여부에 대한 언론과 민주당의 문제 제기를 자신을 향한 부당한 ‘정치 공세’라고 몰아세우는 한편, 오히려 ‘민주당이 이란 편에 서고 있다’는 식의 역공을 펴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의 솔레이마니 암살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등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사실 등을 파고든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대학 미식축구 내셔널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전 관람차 뉴올리언스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결같은 사실은 우리가 뭘로 보나 세계 제1의 테러리스트인 솔레이마니를 죽였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를 감싸려 드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치”라고도 했다.

특히 트럼프는 민주당 비판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트위터 게시물을 리트위트해 논란이 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로 보이는 한 누리꾼이 올린 이 게시물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펠로시 의장이 각각 터번과 히잡을 두른 모습으로 합성된 사진과 함께 “부패한 민주당원들이 아야톨라(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글이 적혀 있다. 무슬림 복장을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원과 동일시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트위터 내 무슬림 유명인사인 헨드 암리는 이날 “트럼프가 나를 비롯한 미국인 수백만명의 옷 입는 방식과 우리의 (종교적) 신념을 비방에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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