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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핵폭탄 떨어진 듯”…바하마 이재민 7만명 ‘도리안 엑소더스’

등록 2019-09-09 16:48수정 2019-09-09 20:11

최대 피해 마시하버 기간 시설 90% 파괴
7만명 이재민 신세…국민 10명 중 2명 꼴
수도 나소·미 플로리다로 수천명 탈출행렬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강타한 뒤,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아바코섬 마시 하버 지역 주민들이 8일 폐허가 된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줄을 서있다. 마시 하버/로이터 연합뉴스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강타한 뒤,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아바코섬 마시 하버 지역 주민들이 8일 폐허가 된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줄을 서있다. 마시 하버/로이터 연합뉴스
“마치 핵폭탄이 떨어진 것만 같았다.”

마크 그린 미국 국제개발처장이 8일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휩쓸고 지나간 바하마의 아바코섬 등을 비행기로 둘러본 뒤 전한 참혹한 풍경이다. 최고 시속 300㎞에 달하는 강풍과 폭우를 몰고 온 도리안의 공습에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가 말 그대로 초토화되면서, 7만명이 집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거리로 내몰렸다. 전체 국민(39만명) 10명 중 2명꼴로 이재민이 된 셈이다. 이날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는 43명. 하지만 주검 수습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도리안이 휩쓸고 지나간 지 한 주일가량이 됐지만, 바하마 정부는 엄청난 자연재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당국은 잔해 아래 갇힌 이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초기 구호 작업도 바하마 비영리 단체들과 미국 구호단체들이 대부분 떠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민 엘리자베스 닉슨은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진료소 상황이 열악해, 화장실 변기가 넘치고 하수관이 역류하고 있다. 항구엔 주검들이 널려있다”며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만 같다”고 전했다. 피해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구호 현장에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수천명의 이재민들은 폐허가 된 섬을 떠나 수도 나소나 미국 플로리다주로 탈출하기 위해 공항과 항구로 몰려들고 있다. 기간 시설 90%가량이 파괴되는 등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아바코섬 마시하버 지역의 경우, 주민 대부분이 이미 떠났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지금까지 나소로 대피한 이들은 3500명, 지난 7일에는 이재민 등 1435명이 크루즈선을 타고 플로리다 리베라 비치에 도착했다.

이들 이재민이 임시로 의탁할 친인척이나 지인이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무부 난민·이주 담당 차관보를 지낸 앤 리처드는 “(바하마 재난은) 이미 인도주의적 위기 상태”라며 “이재민들이 원래 살던 지역사회 부근이나 재난피해를 입지 않은 바하마 지역에 보호시설을 마련해 난민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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