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선진국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과제용 에세이 작성 등을 대행해주는 온라인 사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선진국에서 대학생들에게 과제용 에세이 작성 등을 대행해주는 온라인 사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학업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점수만 따는 일종의 ‘부정행위’다.
지난 3월, 미국판 ‘스카이 캐슬’이라고 불렸던 부유층의 초대형 대입 부정 사건이 적발된 이후 대입 비리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입학 이후에 벌어지는 이런 부정행위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러다간 대학이 학위 찍어내는 공장으로 전락할 판”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대학 과제 대행서비스를 통한 부정행위가 이뤄져온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업체들이 온라인에 버젓이 이름을 내걸고 전세계적 규모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처음 생겨났던 10여년 전만해도 업체들은 ‘개인 지도 참고 자료’나 ‘수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돌려 말했지만, 이제는 ‘과제 대행’이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 예로, ‘아카데마이즈드’란 업체는 “믿을 수 있는 전문 필자가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최상의 퀄리티와 100% 표절 걱정 없는 에세이를 작성해준다”는 광고 문구를 내걸고 장사하고 있다. 이 업체는, 2주 완성이 가능한 대학 신입생용 에세이를 장당 15달러(1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3시간 급행 완성 에세이는 장당 42달러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선진국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과제용 에세이 작성 등을 대행해주는 온라인 사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사진은 과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온라인 업체 누리집의 첫 화면의 모습.
돈을 내고 이용하는 고객은 주로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선진국 대학생들이다. 돈을 받고 대행해주는 작업은 영어 구사자가 많은 나라 중에 대졸자 취업률이 낮은 케냐·인도·우크라이나 등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이뤄지고 있다.
케냐의 한 페이스북 그룹에는 5만명 이상의 대필자가 등록돼 있다. 과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뉴욕 타임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해마다 수백만건의 에세이 작성 주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트리시아 베트트램 갤런트 연구정직성 담당 디렉터는 ”아주 큰 문제“라면서 ”이런 사태를 그냥 놔둔다면 모든 대학이 졸업장 주는 공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