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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시설 노후? 설계 오류? 사이버 해킹?…아르헨·우루과이 마비시킨 정전 원인은?

등록 2019-06-17 16:06수정 2019-06-17 20:53

16일 아르헨·우루과이 공동 전력망 고장
기차 멈추고 물 공급 중단…두 나라 마비
마크리 대통령 “전례없는 정전 진상 조사”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로사리오시에 설치된 지방선거 투표소에서 16일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휴대폰 불빛으로 투표자 명부를 비쳐보고 있다. 로사리오/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로사리오시에 설치된 지방선거 투표소에서 16일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휴대폰 불빛으로 투표자 명부를 비쳐보고 있다. 로사리오/로이터 연합뉴스
남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16일 대규모 정전으로 하루 동안 두 나라 전체가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력 상호 접속 시스템 고장이 주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부는 해킹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나섰다.

구스타보 로페테기 아르헨티나 에너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전 7시7분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함께 사용하는 전력망이 붕괴하며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은 물론 파라과이와 칠레 일부 지역도 정전돼 모두 4800만명이 피해를 봤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날 밤 10시30분께 전력 공급이 재개됐지만, 대규모 정전 사태로 하루 동안 두 나라의 일상은 완전히 마비되다시피 했다. 출근길 신호등이 꺼져 지하철과 기차 운행이 멈추고 물 공급도 중단됐다. 지방선거가 치러진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선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에 투표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이어 남미에서 두번째로 전력 소비가 많다. 경제 활황기에 전력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정전이 빈번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이웃 나라로까지 번지는 대규모 정전은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전력 공급 업체는 “정전은 아르헨티나 동북부 야시레타댐과 북동부 살토그란데 사이의 송전 시설이 고장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국영 전력공사 쪽에선 아르헨티나에 지난주 많은 비가 내려 일부 시스템이 손상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후 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탓이라는 주장과 함께, 국지적 오류가 차단되지 않고 연쇄 정전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 시스템 작동 및 설계 오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로페테기 에너지장관은 “사이버 공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0~15일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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