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파 곤잘레스블랑코 오르티스메나 멕시코 환경-천연자원부 장관이 지난 24일 ‘아에로멕시코 항공 198편’의 출발을 지연시켜 지각 탑승한 뒤 승객들의 항의를 받자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 앉아있다. 트위터 갈무리
멕시코의 한 장관이 지각 탑승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중인 항공기를 회항시켰다가 ‘특권’ 비판에 휩싸여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호세파 곤잘레스블랑코 오르티스메나 멕시코 환경-천연자원부 장관이 항공기 출발을 지연시켜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25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곤잘레스 블랑코 장관은 사직서에서 “설령 직무 수행을 위해서라도, 어느 누구도 다수의 편의보다 자신의 특권과 그에 따른 혜택을 우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곤잘레스 블랑코 장관은 24일 출장길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를 출발해 국경도시 멕시칼리로 향하는 ‘아에로멕시코 항공 198편’에 탑승하기 위해 항공기 출발을 지연시켰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정부 관리를 태우기 위해 비행기가 38분가량 연착될 것”이라는 기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활주로로 이동 중인 항공기가 탑승구로 다시 이동하자, 화가 난 승객들은 트위터에 이를 실시간으로 중계했고, 이 소식이 삽시간에 알려져 전국민적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실제로 여객기는 예정보다 34분가량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곤잘레스블랑코 장관의 사직서를 즉각 수리한 배경에는 ‘특권과 부패가 없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그의 약속도 있다. 지난해 12월1일 취임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대통령 전용기를 팔고 민간 항공기를 이용하는 솔선수범에 나서기도 했다. 곤잘레스블랑코 장관은 취임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헤르만 마르티네스 카사레스 사회보장청장에 이어 오브라도르 정부에서 물러난 두번째 장관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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