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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빅브라더 안돼!…샌프란시스코, 안면 인식기술 활용에 제동

등록 2019-05-15 16:13수정 2019-05-15 19:30

지나친 사생활 침해 등 우려 고려
경찰·교통 등 시 기관서 사용금지
‘비밀 감시 금지’ 조례 8:1 통과
오클랜드·서머빌도 사용금지 추진
샌프란시스코 의회 격인 감독위원회는 14일 경찰과 교통국 등 시 행정기관이 안면 인식기술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비밀감시 금지’ 조례를 통과시켰다. 게티이미지뱅크
샌프란시스코 의회 격인 감독위원회는 14일 경찰과 교통국 등 시 행정기관이 안면 인식기술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비밀감시 금지’ 조례를 통과시켰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보기술(IT) 혁신의 심장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안면인식 기술 활용을 금지하는 조례가 통과됐다. 여러 나라가 치안 유지와 테러 방지 등의 목적을 내세워 앞다퉈 안면인식 기술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 주요 도시에서 제동이 걸린 첫 사례다.

샌프란시스코 의회 격인 감독위원회는 14일 경찰과 교통국 등 시 행정기관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할 수 없게 하는 ‘비밀 감시 금지’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8 대 1의 압도적 결정이었다. 안면인식 기술력이 아직 신뢰할 만한 수준이 못 되는 데다,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을 불필요하게 침해하고 사회적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례안을 낸 아론 페스킨 감독관은 “기술에 반하는 게 아니라, 감시 기술을 안전하고 책임 있게 사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항과 항만 등 연방정부 관할 시설은 사용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조례는 안면인식 기술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에 만들어졌다. 미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 정부들이 범죄 수사나 실종자 찾기, 위조 신분증 식별 등에 이 기술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오류 가능성과 지나친 사생활 침해, 상시적 국가 감시 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안면인식 기술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에선 올해 2월 공안 당국이 이를 이용해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에 대한 위치추적 등을 일삼으며 일상을 감시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조사 결과, 아마존의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레커그니션’이 미국 의원 28명을 범죄자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색인종을 잘못 인식하는 비율이 높아 인종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와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서도 비슷한 조례가 검토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연방의회에도 상업적 목적으로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공유하는 데 안면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달 제출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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