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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제 몸 던져 ‘제2의 컬럼바인 참사’ 막은 고등학생

등록 2019-05-09 15:37수정 2019-05-09 19:40

‘컬럼바인 참사’ 인근 학교서 총격사건
켄드릭 카스티요, 범인 저지하다 희생
학생 8명 총상 그쳐 대량살상 막아내
UNC서도 학생이 총격범 막아 희생 최소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의 하일랜드 랜치에 있는 스템스쿨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총격범을 막아서다 목숨을 잃은 켄드릭 카스티요. <시엔엔>(CNN) 화면 갈무리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의 하일랜드 랜치에 있는 스템스쿨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총격범을 막아서다 목숨을 잃은 켄드릭 카스티요. <시엔엔>(CNN) 화면 갈무리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일랜드 랜치에 위치한 자율형 공립학교인 스템스쿨. 종업식을 사흘 앞둔 7일 오후, 영문학 수업이 한창이던 107호 교실에서 총성이 울렸다. 학생들이 영화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감상하던 도중, 뒤늦게 들어온 한 학생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총을 쏜 것이다. “움직이지 마!” 범인은 이렇게 소리치고는 곧장 총을 쏴댔다. 그때 한 학생이 범인에게로 달려들었다. 그가 나서자 다른 학생 셋이 범인 제압에 가세했고, 덕분에 다른 학생들은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길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먼저 나선 학생은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져, 결국 눈을 뜨지 못했다.

당시 교실에 있던 학생 누이 지아솔리(18)가 <뉴욕 타임스> 등에 전한 아찔한 총격 순간이다. 가장 먼저 범인 제압에 나선 학생은 이 학교 12학년생 켄드릭 카스티요(18)다. 이번 총격으로 8명이 총상을 입었는데, 목숨을 잃은 건 카스티요 한 명뿐이다. 미국 언론들은 카스티요의 용감한 희생이 아니었다면 자칫 대량 살상으로 이어질 뻔했다며, 그의 얘기를 자세히 전했다.

카스티요는 히스패닉계 부모의 외아들로 졸업을 앞둔 상황이었다. 평소 자동차와 엔지니어링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늘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해 교우 관계도 좋은 편이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였다는 세라 스택스(17)는 “카스티요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언제나 제일 먼저 나서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아버지 존 카스티요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아들이 한 일 덕분에 많은 사람이 살았다고 들었다, 이 점에 대해선 신에게 감사한다. 그 애는 영웅이었고, 언제나 영웅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에 위치한 스템스쿨의 표지석 위에 8일 희생자 켄드릭 카스티요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덴버/AP 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에 위치한 스템스쿨의 표지석 위에 8일 희생자 켄드릭 카스티요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덴버/AP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교내 총기 난사로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컬럼바인 참사’(1999년 4월20일) 20돌이 큰 사고 없이 지나갔나 싶던 와중에 발생했다. 스템스쿨은 컬럼바인 고교에서 불과 11㎞떨어진 곳에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샬럿 캠퍼스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때도 이 대학 학생 라일리 하월(21)이 총에 맞으면서도 범인을 막아서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선에서 큰 참사를 막았다. 하월은 목숨을 잃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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