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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독립전쟁 때도 잔다르크 있었다?

등록 2019-04-07 14:01수정 2019-04-07 20:13

기병대 이끈 폴란드 출신 캐시미어 펄래스키
유전자 감식 결과 “여성 또는 간성이었다”
프랭클린 만나 혁명 투신…워싱턴 목숨 구해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펄래스키 기념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펄래스키 기념비.
18세기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들 중 하나인 폴란드 출신 기병대장 캐시미어 펄래스키가 여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미소니언 채널>은 8일 방영하는 ‘미국의 숨겨진 얘기들: 그 장군은 여자였나?’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내용을 예고하면서 이런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폴란드 귀족 출신인 펄래스키는 미국 독립전쟁에 참여했다가 전투 중 입은 부상으로 1779년 34살에 숨졌다. 미국과 폴란드 양쪽에서 영웅으로 받드는 인물이다. 10대 때 러시아제국의 폴란드 지배에 맞서다 도피한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벤저민 프랭클린과 함께 대서양을 건넜다. 1777년 브랜디와인 전투에서 퇴로를 열어 조지 워싱턴의 목숨을 구해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1일 ‘펄래스키 장군 기념일’을 맞아 그를 ‘미국 기병대의 아버지’라고 불렀다.

펄래스키의 성별에 대한 의문은 20여년 전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기념비를 잠시 옮길 때 시작됐다. 기념비 밑 땅속 철관에 들어 있는 유골이 머리뼈 모양이나 타원형 골반 등으로 볼 때 여성의 특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처음에 학자들은 엉뚱한 유골이 섞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유골의 형태는 오랜 시간 말을 탄 사람의 것이었고, 오른손 상처의 흔적도 펄래스키에 관한 기록과 일치했다. 대략적인 키도 기록과 부합했다.

이후로도 풀리지 않던 의문은 최신 기법을 통해 펄래스키의 종손녀 디엔에이(DNA)와 비교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풀렸다. 기념비 밑에 잠든 유골의 주인공은 펄래스키가 맞다는 결과가 나왔다. 학자들은 결국 펄래스키가 여성이었거나, 또는 양성 중 어느 하나에 속하지 않는 간성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에 참여한 조지아서던대의 버지니아 허턴 이스터브룩 교수는 “펄래스키에게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도 많이 분비돼 수염이 나고 남성적 형태의 대머리가 됐다”며, 그가 주변의 다른 남자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점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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