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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CNN 앵커·출연자들이 이마에 숯칠한 까닭은?

등록 2019-03-07 16:29수정 2019-03-07 19:42

6일 간판 뉴스 앵커 크리스 쿠오모
이마에 ‘검은 재 십자가’ 바르고 진행
기독교 사순절 시작 ‘재의 수요일’ 의미
기독교 사순절 시작일인 6일 <시엔엔>(CNN)의 크리스 쿠오모 앵커(왼쪽)와 공화당 선거전략가가 이마에 검은 재로 십자가를 그린 채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CNN> 화면 갈무리
기독교 사순절 시작일인 6일 <시엔엔>(CNN)의 크리스 쿠오모 앵커(왼쪽)와 공화당 선거전략가가 이마에 검은 재로 십자가를 그린 채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미국 <시엔엔>(CNN) 방송 앵커가 6일 이마에 ‘검정 숯칠’을 하고 방송을 진행했다. 일부 출연자들도 이마에 숯칠을 해 관심을 끌었다.

시엔엔의 간판 앵커들 중 한 명인 크리스 쿠오모는 이날 밤 9시 뉴스를 진행하면서 이마에 검은 재로 십자가를 그리고 나왔다. 미국의 가장 뜨거운 현안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한 보도를 하면서다. 화상전화로 연결된 공화당 정치전략가 마이클 카푸토 역시 이마에 검은 재로 십자가를 그리고 인터뷰에 응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다른 여성 출연자도 때라도 묻은 것처럼 재를 바르고 나왔다. 쿠오모는 지난해 3월부터 황금시간대인 주중 밤 9시에 자신의 이름을 딴 뉴스 토크쇼 ‘크리스 쿠오모의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는 기자 출신 앵커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민주)의 동생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 기독교 사순절 시작인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신자들의 머리에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발라주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 기독교 사순절 시작인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신자들의 머리에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발라주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뉴스

이들은 사순절을 기념하는 기독교 관습에 따라 이마에 재를 바르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었다. 가톨릭과 개신교 일부 교파에선 매년 부활절 직전의 40일을 사순절로 지정하고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며 기도와 금식, 참회의 시기를 지낸다. 첫날인 ‘재의 수요일’에는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뉘우치는 전례를 한다.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를 되새기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에서 종교 매체도 아닌 매스미디어 앵커가 눈에 띄는 종교적 표식을 하고 방송을 진행하는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시청자는 이날 뉴스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시엔엔, 재의 수요일, 이전에 한번도 이런 걸 본 적이 없다”는 글을 달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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