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는 30일(현지시각) 밤 1년 이상 지속돼 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타결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월8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만나고 있는 모습. 라말베(캐나다)/AFP 연합뉴스
미국 및 캐나다, 멕시코가 협상 마감 시한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두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30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주요 공약으로 내건 나프타 재협상을 관철시키면서 다음달 중간선거을 앞두고 날개를 달게 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자정 무렵 공동성명을 통해 3국 간 합의 사실을 발표한 뒤 “현대화된 새 합의는 우리 노동자, 농민, 목장주, 기업들에게 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과 활발한 경제 성장을 가져다줄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이라고 자평했다. 새로운 합의는 공식적으로 나프타 대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로 불리게 된다.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캐나다가 낙농제품시장 추가 개방을 양보하고, 대신 미국은 분쟁 처리 절차를 유지하는 쪽으로 절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낙농시장을 과도하게 보호해 미국의 수출을 막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또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부과 시도를 우려해 기존 나프타의 분쟁 처리 절차 유지가 협상의 마지노선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외에도 새 협정에는 금융서비스 및 디지털 산업에 대한 내용도 새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멕시코가 일차적으로 지난달 말 협상을 타결짓고, 미국이 이 기준에 맞춰 동참하라며 캐나다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백악관은 11월 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퇴임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의회의 검토 시한인 60일을 고려해 9월30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타결한 나프타를 ‘재앙’이라고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개정 서명에 이어 나프타 개정에 성공함으로써 11월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당한 승점을 쌓게 됐다. 또한 향후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화력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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