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55구의 미군 유해를 인도받은 미군 수송기가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유해를 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 유해 55구가 지난 27일 북한으로부터 송환되면서, 사망한 지 65년이 넘은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미군 유해가 일차적으로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확인국)의 하와이 연구소로 옮겨진다고 28일 보도했다. 확인국은 세계 각지의 전쟁에서 실종됐거나 포로로 잡힌 것으로 등재된 이들을 수습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신원 확인은 여러 근거와 단서를 조합해 이뤄지는데,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 유해와 함께 발견된 목걸이 인식표가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옷조각도 군복에 쓰인 섬유를 추적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치아는 과거 치과 진료 기록과 대조해 볼 수 있고, 다양한 뼈로 키를 추정할 수 있다.
사람마다 분명한 특징을 지닌 쇄골은 결핵 검사를 위해 찍은 엑스레이 기록 등과 비교해 볼 수 있다. 빗장뼈로도 불리는 쇄골은 평생 밀도나 모양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데다가 사람마다 고유한 특색이 있어 ‘몸속의 다른 지문’으로도 불린다. 쇄골 형태가 엑스레이 자료와 맞아떨어지면 사흘 만에 신원 확인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
유전자(DNA) 검사가 필요하면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는 유전자 연구소로 샘플을 보낸다. 도버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티머시 맥마흔은 새끼손가락 끝마디보다 작은 뼈나 치아 샘플만으로도 유용한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표본을 사포로 닦고 베이비파우더 수준으로 잘게 간 뒤, 뼈는 녹이고 유전자만 남기는 물질로 처리해 분석한다. 이렇게 뽑아낸 유전자 정보는 생존 가족이나 친척들의 표본과 비교한다. 미군은 1992년부터 실종자 가족이나 친척들의 유전자를 수집해왔는데, 한국전쟁이 끝나는 시점에 실종자 명부에 등재된 8100명 중 92% 정도에 해당하는 가족과 친척의 유전자를 모았다고 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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