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의 유세장에서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와 함께 연단에 서 있다. 웨스트컬럼비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에 잇따라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북-미 후속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지렛대가 약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열린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지지 유세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설명하면서 “중국은 정말로 북한과의 국경 (단속) 문제와 관련해 우리를 도왔다”며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를 평가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우리를 돕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정말로 안 좋을 것이다. 정말로 안 좋을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과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경계감을 표시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는 21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도 “안타깝지만 현재 국경(단속)이 조금 약해지고 있다. 우리는 시진핑 주석이 계속 단호하게 (단속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는 시 주석을 ‘포커 플레이어’에 비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 행정부 내의 대체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북한이 중대한 비핵화 조처를 취할 때까지는 제재 유지를 중요한 협상 수단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 북한에 ‘퇴로’를 열어줄 수 있고 미국의 대북 협상 주도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인민대회당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7일 시 주석과 웨이펑허 국방부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 관계가 위대한 궤도에 계속 머무르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려고 여기 온 것”이라며 “미국은 양국·양군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양국이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충돌과 대립을 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미국 및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겪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의 주권과 영토 문제에서 우리 입장은 확고하고 확실하다”, “선조가 물려준 영토를 한 치도 잃을 수 없고, 다른 사람의 물건은 한 푼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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