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협의 일환으로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특정 요구 사항이 담긴 시간표를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각)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한·중·일 순방에 앞서 익명의 국방부 당국자가 소수의 기자들에게 “정상회담 합의문 이행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북한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구상 안에는) 특정한 요구 사항과 특정 시간표가 있을 것”이라며 “그들(북한)이 선의로 움직이는지 아닌지를 아주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미 간 후속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 시한과 순서’ 및 ‘초기 조처’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인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18일 “실무진이 이미 (후속)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나도 너무 늦기 전에 (북한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오는 26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척 헤이글 장관 이후 4년여 만이다. 매티스 장관은 취임 뒤 17개월 동안 아시아를 7번 방문했지만 중국은 한 번도 찾지 않았다.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웨이펑허 국방부장 초청으로 매티스 장관이 6월26~28일 중국을 방문한다”며 “중국 국가지도자와 군 지도자들이 매티스 장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중 과정에선 북핵 및 남중국해 문제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연례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다른 나라의 이익을 깔보고 있다”며 “중국은 반대하지만 이런 무기 시스템의 배치는 위협과 강압을 목적으로 하는 사용과 직접 연관돼 있다”고 밝히는 등, 대중국 강경 목소리를 내왔다.
매티스 장관은 28일 오후에 한국으로 건너와 송영무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 등을 하고 29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표 이후 후속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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