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김 부위원장 접견 계획 공개로 볼 때, 북-미가 6월12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심 의제를 놓고 이견 절충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 대표단이 워싱턴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기대된다”, “매우 긍정적인 내용일 것이다. (북-미) 회담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30일 미국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이틀째 ‘역사적 담판’을 벌였다.

1박2일 일정으로 방미한 김 부위원장은 31일 오전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공식 회담을 했다. 양쪽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 등 비핵화 상응 조처, 미국이 강조하는 ‘선 비핵화’의 접점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양국 정상 발표 내용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뉴욕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저녁 7시부터 1시간30여분간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차석대사 관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실무만찬’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트위터로 “김영철과 밤에 뉴욕에서 훌륭한 실무만찬(을 했다). 메뉴는 스테이크, 옥수수, 치즈”라며 환한 표정을 짓는 사진 2장을 공개했다. 그는 만찬에 앞서 “우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CVID)에 전념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6월12일 회담 개최를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7월12일에 열려도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에서도 보고받고 있다.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오늘 이른 시각에 북한 당국자들과 만났다. 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