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서 내리며 누군가의 인사에 거수경례로 답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벼랑끝 전략’으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격화시키는 가운데, 그가 취임 이후 가장 위험한 국면을 맞고 있다는 위기감이 백악관 내부에서 고조되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5일(현지시각) 전했다.
이 매체는 “견제는 무시되거나 제거되고 있고 비판자들은 쫓겨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폭스 뉴스>를 보거나 자신의 불평을 들어주는 음모론자들 및 자신의 자존감을 충족시켜주는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지인들조차 전례 없는 우려와 불안감를 가지고 대화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그러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스럽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 매체는 몇달 전까지만 해도 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확고하게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1000억달러어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안 검토 지시도 “워싱턴의 상당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특히 이 조처는 일부 무역 참모들이 과열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시엔엔>(CNN) 방송도 각종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발표’로 행정부 공무원들이 대통령을 따라잡느라 허둥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무역 관련 당국자들은 허둥지둥하며 가혹한 관세 부과 방안을 만들어냈으며, 군 장교들은 시리아 철군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 치안 강화에 바쁘고, 외교관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북한과 미국 간 정상회담 계획을 만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이 임명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조차도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을 내렸고 무엇을 발표할지에 대한 지침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으며, 백악관 집무실의 고위 측근들도 정책 집행 과정에 대한 새로운 틀을 확립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백악관 입성 후 ‘군기반장’ 역할을 해온 존 켈리 비서실장은 한때 행정부에서 구세주로 여겨졌지만 위상이 축소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켈리 비서실장의 엄격한 관리 방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분방한 본능과 계속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켈리 비서실장도 최근 상황에 좌절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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