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감세와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미국 공화당 주류의 경제관을 지닌 경제 평론가 래리 커들로(70)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낙점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와 폭넓은 인맥이 장점이지만 게리 콘 전 위원장의 낙마 원인이었던 ‘철강·알루미늄 폭탄 관세’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그에게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커들로는 1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등에 대한 견해 차이 등을 논의하는 일련의 전화통화 끝에 국가경제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오후 “질서 있는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커들로의 지명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인 13일 커들로를 거론하며 “그가 위원장이 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며 “그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의 생각이 도움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경제위원장은 무역 정책과 세제, 인프라 투자 등을 주도하는 미국 정부의 경제사령탑에 해당한다. 하지만 재무장관이나 상무장관처럼 규정된 실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대통령이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영향력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이런 면에서 커들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정치적으로 친밀한 ‘충성파’라는 사실이 큰 강점이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표명했으며 수년간 비공식 경제 참모로 활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커들로는 뉴저지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트럼프의 저돌적 면모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성향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리틀 트럼프’로 불리기도 한다. 대선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 국장,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도 친하다. 다만 커들로가 관세 폭탄에 반대하는 칼럼을 쓰는 등 보호무역에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임명은 뜻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커들로는 뉴욕연방은행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백악관 예산국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했다. 지금은 경제 매체인 <시엔비시>(CNBC)에서 간판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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