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중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들에 대한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 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한국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처(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에 대해 “엘지(LG)와 삼성이 미국에 대규모 세탁기 공장을 짓겠다는 최근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는 강력한 유인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 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이번 조처로 많은 제조 공장들이 세탁기와 태양광 공장을 짓기 위해 미국으로 올 것”이라며 “이번 조처는 미국이 앞으로 더는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한국산 세탁기와 중국산 태양광 제품들을 올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의 첫 희생양으로 삼았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거론하면서 “이 나라에 재앙으로 증명된 협정에 대해 한국과 재협상하고 있다”며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협정이었지만 실제로는 2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은 이날 ‘평창올림픽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관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린 부소장은 “북한의 (한-미 간) 균열 전략이 작동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워싱턴이 그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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