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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새 국가안보전략, ‘선제타격’ 언급없어

등록 2017-12-19 08:41

트럼프 행정부 오늘 발표
북한 불량정권 규정하면서도
선제공격 용어 사용하지 않아
2002년엔 6개월 뒤 이라크 침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출범 11개월여 만에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과 이란을 ‘불량 정권’으로 규정하면서도 ‘선제타격’에 대한 명시적 언급은 없었다.

미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는 북한의 침략에 대응해 압도적 힘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하기 위한 옵션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력사용은 ‘북한의 선제적인 무력사용’ 시에만 행사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제재 등 다양한 옵션들을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새로운 전략은 ‘선제공격’이라는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며 이 점에 주목했다. 과거 미국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들은 때때로 미래의 행동에 대한 강력한 예언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나온 2002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선제적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아 국가적 차원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6개월 뒤 이라크에 대한 침공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상당한 사거리를 지닌 미사일의 수와 형태, 효율성이 늘어나면서, 이들 미사일이 북한과 같은 국가들이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은 이들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북한과 이란에 초점을 맞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미사일방어체계는 발사 전에 미사일 위협을 없애는 것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사 전 위협 제거’는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한 불능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우리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 동북아 비확산 체제를 지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가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 등에 직결돼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는 일본·한국과 미사일 방어에 대해 협력하며 지역방어(area defense) 역량 강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 체제와 관련해 “북한은 인간에 대한 존엄이 없는 잔인한 독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며 “북한은 25년 이상 모든 약속을 무시하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추구해왔으며 이러한 미사일과 무기는 오늘날 미국과 우리의 동맹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자국민을 굶어 죽게 하는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개발에 수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미군과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핵 위기에 대해 “그것은 해결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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