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전면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앨라배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한테 뼈아픈 패배를 당한 데다,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2020년 재선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문 그룹 인사들에게 미국 전역을 광범위하게 다니면서 선거 유세를 하고 상당 시간을 내년 중간선거에 투입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측근들에게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며, 패배할 경우 앨라배마 보궐선거 때처럼 자신이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년 중간선거는 모두 12명으로 이뤄진 백악관 정치전략국이 총괄하고 있다. 특히 빌 스테피언 국장은 매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2018년 선거 후보자 명부, 여론조사 수치, 후보자들과 관련한 쟁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스테피언 국장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및 다른 고위 참모들과도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중간선거 전망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와 기금 모금 계획도 협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주리주의 상원의원 후보인 조시 홀리, 플로리다주 주지사 릭 스콧이나 메인주 주지사인 폴 러페이지가 상원의원에 도전할 가능성 등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0년 대선에서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피언 국장 등 정치 참모들은 최근 몇달간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출마 희망자 116명에 대해 이미 1차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피언은 내년 봄까지 대통령이 지지할 후보군을 추리는 압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 아래, 후보들에게 일종의 ‘오디션’이라고 할 수 있는 설문조사서도 보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달부터 후보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선거에 지나치게 발을 담글 경우 패배 때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며 “위험 부담이 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비시>(NBC) 방송이 성인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어느 당이 의회를 이끌었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0%가 민주당, 39%는 공화당을 꼽았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7%포인트였던 민주당과 공화당의 격차가 11%포인트로 벌어진 것으로,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율 차이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앞서던 2008년 말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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