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보도
“극단적 위험한 방식은 피해”
“극단적 위험한 방식은 피해”
미국 정보기관과 군 당국자들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합리적 행위자’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론에 근거해 현재 미국의 대북 접근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5일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미국 조야에서 대북 군사행동이 거론되는 가운데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부적으로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신문은 복수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주요 기관들이 내린 (김정은은 합리적 행위자라는) 평가에 기초해 북한에 대한 두가지 중요한 방향의 사고방식이 형성됐다”고 소개했다. 첫째는 김 위원장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북한의 안보와 자신의 권력 장악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는 미 안보담당 기관들이 외교를 통해 김 위원장의 행동을 바꿔 전쟁 위협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들도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일 한 포럼에서 ‘미국의 현재 노력이 대북 경제적·외교적 조처에 의존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환기시키며, 이러한 조처들은 김 위원장이 합리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가능한 조처라고 밝혔다.
이들은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더 위험한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었는데도 매번 그런 위험까지는 감수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고, 한반도 주변에 핵항모 3척이 전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도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군 및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합리적이라고 해서 그가 잔인하지 않다거나 도발적이지 않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친척 살해를 지시하는 등 김 위원장을 여전히 미성숙하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인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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