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아시아 순방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다 물병을 들어 물을 마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경선 때 경쟁 후보였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연설 중 물을 마셨다고 조롱했던 전력 때문에, 이 장면은 인터넷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과거에 지속적으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이른바 ‘쌍중단’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중국의 제안을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순방 결과를 설명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핵을 보유한 북한은 중국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쌍중단 수용 불가’에 동의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쌍중단 불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않으면서 “어떤 나라든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면 중국은 수용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했거나 미국 쪽에 유리하게 해석했을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에 대해 중국의 엄청난 경제적 영향력을 사용하기로 약속했다”며 “우리는 (북핵 해결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뒤틀린 독재자가 전 세계를 인질로 핵 협박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또한 연설에서) 북한 정권이 위험한 도발을 멈출 때까지 고립시킬 것을 모든 국가에 촉구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한국 방문 성과를 설명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에서 주한미군을 위한 공평한 비용 분담을 바란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미국에 재앙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한국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에서의 미국 상품 구매 계약 실적 등을 나열하며, 마지막으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그는 애초 ‘중대 발표’를 예고했지만, 순방 과정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취합한 수준이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