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8월 선거운동차 들른 아이오와주에서 폭찹을 먹고 있다. 사진 출처:<뉴스위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혀 아시아 순방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고, 참모들도 순방 과정의 ‘심기 경호’를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2일(현지시각)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취한 조처들(러시아 스캔들 관련자들 기소)에 화가 나 있으며, 이런 조처들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약하게 보이게 할까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이런 상황 때문에) 새로운 정치적 영향력을 누리고 있는 아시아 지도자들과 협상해야 하는 자신의 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고 측근들에게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선출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대회를 통해 강력한 2기 체제를 출범했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총선 압승을 통해 정치력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폴 매너포트 전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이 ‘러시아 스캔들’의 1호로 기소된 이후 아침이면 백악관 본관 3층의 관저에서 몇 시간씩 보내고 있어 참모들의 순방 관련 브리핑이 연기되거나 단축됐다고 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자신의 감세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을 비롯해 관련 분야 장관들이 대거 미국 내에 머무르게 됐다. 이에 따라 이번 순방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으로 수행단 규모도 축소됐다.
장기간 해외 출장을 좋아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컨디션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참모들은 일정을 짜고 있다. 또 머리를 떼지 않은 생선을 통째로 내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삼가라는 지침이 내려졌으며, 낯선 요리보다는 잘 익힌 스테이크나 아이스크림처럼 익숙한 음식을 좋아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도 이미 각국에 전달됐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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