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2일 예고 없이 백악관 기자실을 방문해 북핵 문제 및 자신의 거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노선 갈등을 이유로 사임설이 나도는 것에 대해 “상황 변화가 없다면 내가 그만두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현재는 북한의 핵 위협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외교적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켈리 비서실장은 12일(현지시각) 백악관 기자실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 등을 설명하면서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는 (북핵) 위협이 관리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켈리 비서실장은 “괌에 살고 있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큰 우려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당장에는 북한에 물리적 타격을 가하는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켈리 비서질장은 이어 “외교적 해법이 작동하기를 기대해보자”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해법’을 군사행동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여기엔 경제적 제재와 국제적 고립, 대화와 협상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 정책은 한반도를 비핵화하기 위한 활동의 거대한 부분”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가 북한과 대사급 외교를 중단한 사실을 언급한 뒤 “이것이 켈리 비서실장이 오늘 말한 ‘외교’의 요체”라고 말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밤에도 깨어있게 하는’ 현안을 묻는 질문에 “밤낮으로 외교 노력을 하는 훌륭한 국무부가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나는 군인 시절 아주 여러 차례 ‘국무부에 적절히 예산이 지급되지 않으면 우리는 총알을 더욱 많이 사게 된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론적 관점에서 외교적 해법에 일차적 우선순위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된다면 다른 많은 나라들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사도록 자극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꽤 괜찮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고 있고 핵(탄두) 재진입 기술도 상당히 발전시키고 있는 나라(북한)에 대해 미국인들이 우려해야 한다”며 “행정부를 대변해 말하건대 북한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쉽게 보유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시간이 흘러 (북한의 핵·미사일이) 현재 수준을 넘어선다면…”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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