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멍청이’(moron)라고 부른 것으로 보도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향해 아이큐(IQ·지능지수) 테스트 대결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발행된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뷰에서 틸러스 장관이 지난 여름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한 <엔비시>(NBC) 기사가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가 그렇게 말했다면, 내 생각으로는 우리가 IQ 테스트로 겨뤄봐야 할 것이다. 누가 이길지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를 놓고 대북 정책 노선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앙금이 여전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도전은 그와 틸러슨 장관 사이에 벌어진 신뢰의 균열을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보도했다.

틸러스 장관의 사임설도 불거졌으나 틸러슨 장관이 이를 일축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신임을 재확인하면서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틸러슨 장관에 대해 "일부 사안에 이견이 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좀 더 강경했으면 좋겠다”고 한 바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차례 자신의 IQ가 높다고 자랑을 해왔다며, 2013년에는 자신의 IQ가 “버락 오바마나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훨씬 높다”는 트위터를 올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IQ가 얼마인지 밝힌 적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버지니아주립대 대통령연구소 소장인 바바라 페리 박사는 <비비시>에 “트럼프가 IQ를 밝힌 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추정하는 것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린스턴대 정치학 교수인 프레스 스린스타인이 대통령의 업무수행에 중요한 6가지 자질로 공적인 소통, 조직 능력, 정치적 기술, 비전, 인지 스타일, 감성 지능을 꼽을 것을 거론하면서 “트럼프는 감성 지능, 인지 스타일, 비전, 조직 능력에서 낮은 성적을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것은 공적인 소통 능력과 정치적 기술”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브스> 인터뷰에서 경제발전 입법을 할 것이라면서, 사업체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에 페널티를 가하고 국내에 머무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연방정부에 공석이 많은 것과 관련해서는 “국무부를 포함해 일부러 채우지 않은 것”이라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임명됐던, 필요하지 않은 많은 자리에 대해서는 임명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