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28일 서울 와룡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디 엘더스 멤버들과 방북 일정을 마치고 방한한 지미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방북 결과에 대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긴장이 크게 높아진 북-미 간 중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 중이라고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밝혔다.
박한식 명예교수는 8일 “지난달 28일 조지아주의 카터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가 한나절을 얘기한 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북한 쪽에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명예교수는 저명한 북한 문제 전문가로, 50여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며 1994년과 2010년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하는 등 북-미 대화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와 관련해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3일치 <워싱턴 포스트> 기고를 통해 한반도 내 ‘제2의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군사적 공격이나 좀 더 강력한 경제제재 등은 위기를 끝낼 즉각적인 길이 되지 못한다”며 평화협상을 위한 대북 고위급대표단 파견을 미국 정부에 공개 제안한 바 있다.
박 명예교수는 북한의 초청장 발급 여부와 관련해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약속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갈 수 없다”며 “북한도 회의를 하고 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명예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의사를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은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케이’(허가)를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명예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이외에도 “전문가 회의(트랙2)든, 반민반관 대화(1.5트랙)든남북과 미국, 중국이 참가하는 4자 회의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전 주석한테 핵프로그램 동결을 이끌어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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