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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B-1B 전투기들 심야에 NLL 넘어가 동해공해상 비행

등록 2017-09-24 22:44

B-1B 랜서 여러대, F-15 호위 속 23일 심야 무력시위
미 국방부 “위협 격퇴 위한 군사옵션들 결의 시위한 것”
북 외무상 “트럼프의 모독, 로켓의 방문 피할 수 없게 해”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3일(현지시간) 심야에 NLL을 넘어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미 국방부가 공개했다. 사진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준비 중인 B-1B 랜서 모습. 미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3일(현지시간) 심야에 NLL을 넘어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미 국방부가 공개했다. 사진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준비 중인 B-1B 랜서 모습. 미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 사이 ‘말폭탄 공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전례없는 강도의 무력시위에 나섰다. 북한의 추가 긴장고조 행위를 막기 위한 억지 차원의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괌에서 출격한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여러 대가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발진한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 공역을 비행했다”고 미 국방부가 23일(현지시각)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 전투기들은 한국시각 23일 밤 동해쪽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쪽으로 올라가 동해 공해상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미 전투기들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장 북쪽까지 올라가 북한 해상을 비행한 것”이라며 “북한이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격퇴할 수 있는 많은 군사옵션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메시지를 시위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군사 역량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붙은 B-1B 랜서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이며, 폭탄 탑재량과 속도가 가장 앞선다.

미 국방부 발표 1시간 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는 우리 국가의 최고 존엄(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과 결부해 모독하려 했지만 그로 인해 미국 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만회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추가로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리 외무상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되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트위트로 대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국제사회와 함께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확고한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강화해나가도록 지시했다.

뉴욕/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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