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핵무기 기지들에 대한 점검에 나선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4일 네브래스카주 오풋 공군기지를 방문해 존 헤이튼 전략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벨뷰/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긴장을 끌어올리지 않기 위해 상황을 관리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각)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명의로 “대통령은 (비서실장인) 존 켈리 장군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는 짤막한 논평을 내는 데 그쳤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미 전략핵무기 기지이자 전략사령부가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풋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인 수백만명을 꼭꼭 숨게 하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비난하면서도 “일본 정부와 전화를 했다. 늘 하던 대로 주의 깊고 일관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 분위기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는 업무가 끝날 무렵 미사일이 발사되자 고위 당국자들이 상황실에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사일 발사 하루 전부터 연료가 채워지는 것을 지켜봤지만, 발사대 위의 미사일을 제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이나 일본이 미사일 격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이나 미국의 육지 지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중국은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위해 희생을 치렀다”면서 “직접적인 당사국들이 평화적·외교적 해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들은 “천장이 아닌 바닥”이라며 추가적인 대북 제재 결의를 추진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가운데, 안보리는 미국 등의 요청으로 15일 오후 3시(한국시각 16일 오전 4시)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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