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졌다. 차는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점점 차 안으로 물이 들어왔다. 차문은 수압 때문에 열리지 않는 상황. 절망적이었다. 그때 물 밖에 있던 10여명의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들어 물속을 헤치며 그에게 점점 다가왔다. 드디어 차문이 열리고 누군가 손을 내밀었다. 구원의 손길이었다.
미국 텍사스 남부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휴스턴 등이 물에 잠긴 가운데 훈훈한 소식도 들리고 있다. 차안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게 된 노인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구해낸 것. 당시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노인을 구한 마리자 카스티요는 <시엔엔>(CNN)과 인터뷰에서 “사람이 차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심장이 진짜 빠르게 뛰었다”며 “그때 누군가 ‘인간 띠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모두들 주저 없이 나섰다. 인간 띠를 만들어 차에 접근한 뒤 몇몇이 차 지붕에 올라가 문을 열려고 했는데 잘 열리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열렸다”고 밝혔다.
물 밖으로 나온 노인은 근처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받았고 아들과 조우했다. <시엔엔>은 “평범한 시민들이 하비가 몰고 온 절망속에서도 서로 도우며 뭉치고 있는 이야기들 중 하나”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