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원들 중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일한 인사인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8일 “화염과 분노” 발언을 놓고 미국 정치권과 한인사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의원들 중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일한 인사인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 등 민주당 하원의원 64명은 10일(현지시각)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이 북한과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고 핵전쟁 망령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랫동안 미국을 자국민에 대해 위협이라고 묘사해온 북한의 내부 선전을 무분별하게 돕는 무책임하고도 위험한 언급”이라며 “국무장관의 권한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언행을 최대한 신중하고 섬세하게 해줄 것을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북한과의 직접 대화가 필요하며, 미국은 북한의 적이 아니라는 확신을 제공하고 전쟁이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틸러슨 장관의 최근 발언들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지난 5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의 행동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변덕스럽다며,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어떠한 선제 군사 공격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각 주와 시, 카운티 소속 의원·시장 등으로 활동하는 재미 한인 정치인·공직자 21명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극한 대치 상황을 더는 악화시키지 말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헬렌 김 필라델피아시 광역의원, 마크 김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등이 연서한 서한은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거나 종식하기 위해 분명히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이를 위해 우리는 대립을 불필요하게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을 지양함으로써 미국 행정부가 이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을 재고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에 180만명의 한인 후손이 살고 있으며 상당수는 선거권자라는 점도 환기시켰다.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 등 민주당 하원의원 64명이 10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