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편지서 “’거기’ 출신인 한국계 미국인들이 수용할 수 없는 것”
“실패로 가고 있는 대북 정책 중단하고 즉각 북한과 회담 시작을”
“실패로 가고 있는 대북 정책 중단하고 즉각 북한과 회담 시작을”
미국 내 정치인·변호사·기업인 출신의 한인 2세 모임인 미주한인위원회(CKA·시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전쟁 불사론’을 비판하며 북한과 미국 간에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난 1일 한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천명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미국 본토)서 죽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샘윤 시카 사무총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런 종류의 레토릭(말치장)은 ‘거기’ 출신이고, ‘거기’ 있는 사람들과 역사를 공유하며 가족과 친척을 두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들에겐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샘윤 사무총장은 이어 “이 나라를 사랑하는 미국인으로서, ‘여기’ 이외에 다른 지역 출신 사람들의 생명을 평가절하하려는 권력자들에게 항상 소리높여 얘기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며, ‘거기’서 온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샘윤 사무총장은 “미국 대통령과 의회는 그동안 비군사적 선택지인 대화, 관여(협상), 외교 등을 충분히 추구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로 가고 있는 대북 정책 추구를 중단하고 즉각 (북한과) 회담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달 31일 낸 공식성명에서도 “불필요한 전제조건을 없애고 북한과 다양한 외교적·군사적·정보 채널을 통해 일관되고 빈도높은 고위급 직접 회담을 추구해야 한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다.
시카는 2010년 발족하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미국 내 유일한 한인 2세들의 단체로, 전문직과 공무원, 기업인 중심의 회원 150명가량을 두고 있다. 2015년과 2016년 기금 모금을 위한 만찬을 열면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초대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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