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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틸러슨 미 국무 “어느 시점에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

등록 2017-08-02 09:23수정 2017-08-02 09:28

취임 6개월 기자회견 “안보·경제번영 논의 원해”
“우리는 북한의 적이 아니고 위협도 아니다”
“정권교체·붕괴, 통일가속화·불가침” 4원칙 확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어느 시점에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어느 시점에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북한의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아아시비엠) 시험 발사 이후 한반도 긴장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시점에 북한과 마주 앉아 북한이 추구하는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제공해줄 미래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적이 아니다. 우리는 북한의 위협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에게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을 가한다면 우리도 대응해야만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북한) 정권 교체나 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38선 북쪽으로 미군를 보내기 위한 구실도 찾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 같은 ‘4원칙’을 지난 5월3일 국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계속해서 강화된 공세를 주도해왔다. 나는 이것을 ‘평화적 압박’이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며 대북 제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상황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중국은 특별하고도 독특한 관계를 (북한과) 가져왔다”며 중국의 대북 압박 확대를 주문했다. 그러나 틸러슨은 중국에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한 것은 “생산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핵무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제로 북한이 대화테이블로 나오는 것은 생산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핵화를 목표롤 한 대화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북한 문제가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이나다”며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분명히 훨씬 더 범위가 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핵 문제로 미-중 관계가 냉기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취임 6개월을 맞은 틸러슨 장관의 이날 기자회견은 애초 공개된 일정엔 없었으나 국무부 정례브리핑에 깜짝 나타났다. 헤더 노어트 대변은 “오늘 누구를 데려왔는지 보라”며 틸러슨 장관을 소개했다.

틸러슨 장관의 기자회견 중 대북정책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확정해 대내외적으로 발표했던 4월 말~5월초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그럼에도 틸러슨 장관이 이날 자청해서 당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 보인다. 북한의 아이시비엠 시험 발사 이후에도 북한 잠수함의 특이동향이 관찰되고, 여러 추가 긴장고조 행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황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트럼프 행정부의 혼선된 대북 메시지를 조율해 다시 한번 대외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이나 언론은 물론 행정부 내부에서도 북한정권 교체론이나 선제타격 가능성 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들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 중국 메시지와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마라라고 정상회담 이후 나왔던 기조와 비슷하다. 중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갈등 노출보다는 유화적인 제스처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보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일부에선 미-중이 제재 수위에 접근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이 ‘비핵화를 목표’로 한 회담을 분명히 하고 있어, 최대의 압박에서 관여(협상)로 넘어가는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제시하지 않으면 북한이 받기 쉽지 않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행동으로 보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틸러슨 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선 “북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도록 우리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하는 등 여전히 메시지가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와 백악관이 ‘따로 논다’는 관측은 오래전부터 워싱턴 외교가에서 떠돌고 있다.

다만,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다음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북-미 간에 조우 수준이든, 접촉 수준이든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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